기사제목 '군복차림 집회참석' 처벌논란...'군복단속법' 실효성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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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차림 집회참석' 처벌논란...'군복단속법' 실효성 글쎄?

기사입력 2019.11.0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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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집회SBS.JPG
사진=SBS뉴스
 

군복차림으로 집회에 참석하는 경우, 과연 처벌 대상일까.
 
최근 매주 열리는 서초동과 광화문, 국회앞까지 집회·시위에서 '군복차림'의 참가자들을 빈번하게 마주칠 수 있다.
 
지난달 14일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법률에 군인이 아닌 자는 군복을 착용하거나 군용장비를 사용 또는 휴대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며 “왜 단속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도 "위반이 맞다"면서도 "사법 처리 방식에 대해 검토해봐야한다"고 답한 바 있다.
 
김 의원의 "혐오감을 조성한다"는 언급에 대해 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집회에 참석한 우리 선배, 아버님, 삼촌들이 혐오의 대상이냐"며 비판했다.
 
경찰은 "최근 법률 검토를 통해 집회에서의 군복착용에 대한 단속기준을 명확히 했다"며 "앞으로 현행 군복 착용 관련 신고가 들어오거나, 관련 채증 영상 분석 등을 통해 군복단속법 위반 혐의가 확인이 될 경우 사법처리를 하겠다"고 3일 밝혔다. 다만, "구형 군복 또는 밀리터리룩 등 유사군복에 대해선 단속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경찰의 채증 후 처벌입장에도 세간에선 정치적 성향을 띤 집회에 군인도 아닌 사람이 군복차림으로 참가하는 것은 위법행위가 아니냐며 처벌해야한다는 비난이 일었다.
 
반면, 내가 입고 싶은 옷을 입겠다는데 무슨 문제냐며 개인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라는 입장도 있어 관련법률을 자세히 살펴봤다.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 ( 약칭: 군복단속법 )
 

군인단속법.jpg

 
'군복단속법'은  군복 및 군용장구의 제조ㆍ판매와 그 착용ㆍ 사용을 규제함으로써 군수품의 유출을 방지하고, 군의 품위를 유지하며 나아가 군의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 법에서 말하는 '군복'은  「군인사법」 제47조의3의 규정에 따른 군모ㆍ제복ㆍ군화ㆍ계급장ㆍ표지장ㆍ피아식별띠 및 국방부령이 정하는 특수군복으로 쉽게 말하면 '현용 군복'이다.
 
또 '유사 군복'이란 군복과 형태ㆍ색상 및 구조 등이 유사해 외관상으로는 식별이 극히 곤란한 물품으로서 국방부령이 정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흔히들 '개구리 군복'이라고 부르는 구형 군복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법 제9조에는 군복 등의 착용과 사용금지에 대해 군인이 아닌 자는 군복을 착용하거나 군용장구를 사용 또는 휴대해선 안 된다. 또 누구든지 '유사 군복'을 착용해 군인과 식별이 곤란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현행 법률에 따르더라도 국군이나 외국군의 구형 전투복을 착용한 집회·시위 참가자들을 처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군 군복의 경우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이상 군복단속법의 적용대상이 아니고, 시위 참가자들이 '현용 군복'을 구해 착용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위 참가자들의 군복차림이 현용 군복과의 '유사 정도'가 처벌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군복단속법'에 따르면 국방부 허가 없이 군인 아닌 자가 유사군복을 착용해 군인과 식별이 곤란하도록 할 경우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1일 이상 30일 미만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또한 단순 착용을 넘어 이를 제조하거나 판매 또는 판매 목적으로 소지한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헌재, '군복단속법' 관련 합헌결정(2018헌가14, 유사군복 판매목적 소지 처벌사건)
 
지난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군복단속법 제8조 제2항 위헌제청'에서 6대3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주요 쟁점은 '판매목적 소지'에 관한 부분과 '유사 군복' 부분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였다.
 
헌재는 "심판대상 조항의 입법 취지가 군인 아닌 자의 군 작전 방해 등으로 인한 국방력 약화 방지에 있음을 고려할 때, 유사 군복이란 일반인의 눈으로 볼 때 군인이 착용하는 군복이라고 오인할 정도로 형태·색상·구조 등이 극히 비슷한 물품을 의미한다"며 "이른바 밀리터리 룩은 대부분 군복의 상징만 차용하였을 뿐 형태나 색상 및 구조가 진정한 군복과는 다르거나 그 유사성이 식별하기 극히 곤란한 정도에 이르지 않기 때문에, 심판대상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심판대상 조항의 문언과 입법 취지,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사람은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상 판매 목적 소지가 금지되는 ‘유사 군복’에 어떠한 물품이 해당하는지를 예측할 수 있고, 유사 군복을 정의한 조항에서 법 집행자에게 판단을 위한 합리적 기준이 제시되고 있어 심판대상 조항이 자의적으로 해석되고 적용될 여지가 크다고 할 수 없다"며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했다.
 
다만, "군인 아닌 자가 유사 군복을 입고 군임임을 사칭해 군인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행동을 하는 등 군에 대한 신뢰 저하 문제로 이어진다"며 "유사 군복이 유통되지 않도록 하는 사전적 규제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헌재 결정에 따르면 현행 법률 규정의 '유사 군복' 부분이 불명확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될 여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률 규정이나 판례에 따르더라도 집회·시위 참가자들이 디지털 무늬의 '현용(現用) 군복'이 아닌 구형 군복을 착용한 이상 사법적으로 처벌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경찰의 구형 군복 또는 밀리터리룩 등 유사군복은 단속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단속기준도 이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헌재 결정문에서 지적된 바와 같이 유사 군복 착용으로 군인에 대한 국민의 신뢰 저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구형 군복이라도 그 무분별한 착용으로 인해 우리 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저하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유사 군복의 개념과 범위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전역한 군 장교 출신 이 모 씨는 '군복차림의 집회 참석'에 대한 질문에 "개인의 내부 정치적 성향까지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면서도 "그러나 군인은 항상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데 집회에 군복을 입고 나가는 거 자체가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것이므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리걸라인=윤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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