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법원,“법정 퇴직금보다 불리한 내용의 노사 협정은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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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법정 퇴직금보다 불리한 내용의 노사 협정은 무효”

기사입력 2019.11.0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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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법률구조공단.JPG

 
노사 간 협정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법정 퇴직금에 미치지 못한다면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이번  판결로 청주에서 버스운전을 하던 A 씨 등 3명이 노사 간 협정 때문에 받지 못하고 있던 퇴직금 차액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청주지방법원 민사1부(재판장 지상목)는 "노사 간 합의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액이 법이 보장한 하한을 밑도는 금액이라면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라며 "회사 측은 퇴직근로자에게 미지급한 퇴직금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시외버스 회사에서 운전기사로 근무한 A 씨 등은 회사와 2005년부터 ‘퇴직금 산정 방법은 퇴직 시 근무 일수에 상관없이 만근일 수 18일을 기준으로 산정하기로 한다’는 취지의 노사 간의 임금협정을 체결했다.
 
버스회사 임금협정의 체계는 운전기사들의 임금을 실질적으로 업무에 투입되는 근무 일수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방식이어서 원칙적으로 18일을 만근으로 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급여 최대치가 고정돼 이는 운전기사들의 생활비 부족으로 이어져 근로자들은 만근에도 불구하고 초과근무를 원했다. 해당 협정에 의하면 근로자의 휴일근로수당은 회사가 부담하고 퇴직금 산정에서는 제외했다.
 
상당수 근로자가 만근일 수를 초과하는 근무를 원한다는 것을 가정하면, 이들은 실제 근무 일수보다 적은 18일을 기준으로 하는 퇴직금을 받게 되는 것이다.
 
회사를 퇴직하게 된 A 씨 등은 지급받은 퇴직금이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법정 퇴직금에 미달하는 것을 발견하고 회사에 퇴직금 차액을 요구했다.
 
그러나 버스회사 측은 "퇴직금은 노사 대표 합의로 이루어진 협정에 따라 지급을 해야 하고, 합의에 의한 협정이 10년 이상 아무런 문제 없이 시행되어 왔는데 이제서야 협정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 위반이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며 거절했다.
 
1심 재판부는 △일부 근로자들이 위 임금협정과 퇴직금에 관한 내용을 잘 모르고 있었고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것만도 아니었던 점 △18일을 초과 근무하고도 법정 퇴직금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받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점 △새로운 근로자들의 의견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A 씨 등 근로자의 손을 들어 주었다.
 
회사 측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도 마찬가지로 "이 사건 합의는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 34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에 반해 무효"라며 항소를 기각했다.
 
1·2심 재판부는 회사 측의 신의칙 위반이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에 대해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 내용이 강행규정을 위반해 무효인 경우,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의칙을 우선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해당 합의를 무효로 본다고 해도 회사가 경영난을 겪는 등 그 존립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를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신의칙 또는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A 씨의 변호를 맡은 강희찬 공익법무관(대한법률구조공단 청주지부)은 "이 사건 임금협정은 합의 후 입사했거나 이를 반대하는 근로자들의 의견이 제대로 수렴되지 않았기에 적절한 시점에 전체 근로자들과 새로이 임금협정을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판결이 만연히 시행되어 오던 퇴직금 지급 규정의 부당함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리걸라인=윤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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