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인권위, “체포된 모든 피의자 국선변호인 조력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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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체포된 모든 피의자 국선변호인 조력 받아야”

기사입력 2019.11.2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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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jpg

 

경제적 취약계층, 사회적 약자의 형사사법체계상 실질적인 방어권 보장이 강화될 전망이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국회의장과 법무부 장관에게 피의자 국선변호인제도 도입과 관련하여 적용대상과 범위를 ‘체포된 모든 피의자’로 하되, 미성년자, 정신적 장애인, 시·청각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로 권리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체포 여부와 관련 없이 모두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도 운영과 운영 주체에 있어서 독립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해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법률안과 법률구조법 일부 개정법률안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현행법상 피의자 단계에서 변호인 조력을 받을 수 있는 대상과 범위 한정적

 

인권위에 따르면 법무부는 관련 법률개정안에서 피의자 단계에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대상과 범위를 미성년자, 농아자, 심신장애의 의심이 있는 자와 사형․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체포된 피의자로 한정하고 있다.

 

현재 형사소송법에서 피고인이 구속된 경우에는 방어능력이 취약한 상태임을 고려해 국선변호인을 필요적으로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점을 생각하면, 그와 유사하게 체포로 인신 구속이 된 상태에서 외부와의 소통이 사실상 단절된 채 강제수사를 받는 피의자 역시 무기대등의 원칙상 방어권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범죄입증의 유혹과 같은 인권침해 우려가 크므로 체포로 인신 구속이 된 상태의 피의자 역시 피고인의 경우와 동일하게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호인 조력권은 피의자 방어권 보장 위해 체포 전 초동수사 단계에서도 필요

 

인권위는 "수사 과정에서 변호인 조력권은 강제수사로 나아가기 이전의 임의적 진술 단계와 같은 초동수사 단계에서도 필요하다"며, "밀행주의와 유죄혐의 입증에 몰입된 수사기관의 인권침해 가능성을 초기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수사단계 전반에 걸쳐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체포 전 단계에서도 수사기관에서의 피의자 진술 시 방어권 보장을 위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현실적 문제 등을 이유로 대상과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제도의 유명무실화

 

피의자 국선변호인 제도는 경제 형편이 어려운 피고인이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피고인의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해서 국가가 변호인을 선정해주는 것이다.

 

인권위는 "재정적 문제, 국선변호인 수급의 문제, 변호인 참여에 따른 수사 지연의 문제 등을 감안해도 현재 법무부가 추진하는 ‘일부 체포된 피의자’로 제한하는 것은 피의자 국선변호인 제도가 유명무실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헌법에 명시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재정적 문제나 변호인 수급 등 현실적 문제 등을 고려해 일부 대상으로 제한하는 것은 제도 도입의 애초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는 차원에서 제도 개선 필요

 

인권위는 사회적 약자의 경우 "경제적·사회적·신체적 및 기타 조건으로 인해 다른 계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법절차에의 참여의 기회가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의 개입을 통하지 않고서는 동등한 혜택을 받을 기회가 배제되기 쉬운 미성년자, 정신적 장애인, 시·청각장애인 등은 보다 두텁게 방어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체포 여부와 관계없이 피의자가 되는 시점에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나 사회적, 신체적으로 취약한 사회적 약자 계층의 경우에 사법절차에서 동등한 기회를 부여받기 어렵기 때문에 체포 여부와 관계없이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더 넓게 보장받을 수 있도록 그 범위와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피의자 국선변호인제도의 운영은 수행업무의 성격을 놓고 볼 때 원칙적으로 법원은 물론 경찰과 검찰 같은 수사 내지 기소기관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하고, 다른 국가기관으로부터도 독립적이고 중립성을 유지함으로써 변론의 공정성 시비가 제기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피의자 국선변호인제도의 운영 주체는 운영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검찰, 법원 및 다른 국가기관으로부터 자유롭고 독립적인 제3의 기구가 맡도록 할 필요가 있고, 제3의 기구가 운영함에 있어서도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적인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 법조계 전문가도 "경제적, 신체적으로 부족한 분들의 경우 초기 수사단계에서부터 불이익을 겪는 경우를 많이 목격했다"면서,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대상과 범위가 확대돼 상대적으로 취약한 사회적 약자 계층에서도 사법적 절차에서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앞서 '피의자로 체포된 진정인이 신문단계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기 희망하면서도 경제적 사정 때문에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어 변호사의 상담과 조언조차 받지 못한 것은 인권침해'라는 진정이 제기되자, 인권위는 지난 10월 28일 해당 사건은 형사소송의 이념에 부합하지는 않으나, 그에 대한 책임을 일선 경찰관에 묻기는 어렵다며 기각한 바 있다.

 

이번 의견 표명의 계기가 된 위 사건의 익명 결정문에서 인권위는 "헌법상 보장된 변호인의 조력권은 변호인의 선임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이 사건에서 경제적 빈곤 등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피의자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무기대등의 원칙이라는 근대 형사소송의 이념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취약계층, 사회적 약자 등의 형사사법 체계상 방어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피의자 국선변호인제도의 바람직한 방안에 대하여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리걸라인=윤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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