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청소년 미혼모 학업 포기 심각...임신·출산 시 요양 기간과 학습권 보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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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미혼모 학업 포기 심각...임신·출산 시 요양 기간과 학습권 보장해야

인권위, 교육부에 학생의 산전 후 요양 기간 학업 손실에 대한 다양한 방안 마련 필요 권고
기사입력 2019.12.1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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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jpg

 
임신·출산한 학생의 산전 후 요양 기간 보장과 그 기간 동안의 학업 손실에 대한 다양한 제도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 이하 인권위)는 "교육부 장관에게 학생의 임신‧출산 시 산전 후 요양 기간을 보장하고 그 동안의 학업 손실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여 학습권을 보장할 것을 권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2019년 6월경 학생이 임신‧출산한 경우에도 신체적‧정서적 회복을 위한 요양 기간 보장이 필요하다는 진정이 인권위에 접수됐다. 중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 임신‧출산으로 학교를 결석하게 되어 학교 수업일수 부족으로 유급될 수밖에 없다는 진정이었다.
 
헌법 제 36조 제2항에는 국가는 모성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으며, 모성 및 영유아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건전한 자녀의 출산과 양육을 도모하기 위한 모자보건법이 있다. 또한 근로기준법에도 제74조에 사용자는 임신 중인 여성에게 출산 전과 출산 후를 통하여 90일의 출산 전후 휴가를 주도록  규정돼 있다.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이는 여성이 가진 본래의 모성 기능에 대한 국가의 특별한 보호를 위한 것인데, 학생이 임신 출산한 경우에도 출산한 여성으로서 모성 기능에 대한 국가의 특별한 보호는 필요하다"면서 "이에 임신 출산한 학생에게 산전 후 요양 기간 보장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2018년 10대 출산 건수는 총 1,300건, 19세 미만 청소년 한 부모 77.3% 중졸 이하
 
인권위는 2010년  ‘청소년 미혼모 학습권 보장을 위한 정책권고’에서 ‘청소년 미혼모’를 ‘법적으로 미혼의 상태에서 임신 중이거나 출산을 한 19세 이하의 여성’으로 정의했다.
 
통계청에서 실시하는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2018년 10대 출산 건수는 총 1,300건으로 전체 출산 건수의 0.4%를 차지했다. 이 중 19세가 전체 10대 출산 건수의 60% 가까이 되며, 중 고등학생에 해당하는 17세 이하의 출산 건수는 약 21%였다.
 
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임신 중인 24세 이하 청소년 37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19세 미만 청소년 한 부모 110명 중 77.3%가 중졸 이하 학력을 보유하고 있고, 고졸은 16.4%, 대학 재학 이상은 6.4%로 나타났다. 이 중 학업을 중단한 19세 미만 73명 중 학업 중단 이유가 임신 출산 때문이라는 응답이 30.1%로 나타났다.

학업을 중단한 가장 주된 사유로는 임신 사실이 주위에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스스로 그만둠(50%)이 가장 많았고, 부모님 가족의 권유로 그만둠(22.7%), 아이를 돌보기 위해서(13.6%), 몸조리를 위해서 스스로 그만둠(9.1%) 순으로 많았다.
 
19세에 아이를 출산해 육아 중인 한 20대 여성은 "고등학교에 다니던 중 아이가 생겼다. 배가 점점 불러오고 몸이 힘들어 학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며 "지금은 검정고시에 합격했지만,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학창 시절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상실감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이어 "임신기간을 출석으로 인정해주지는 않더라도 출산 후 회복까지 일정 기간을 정해 어쩔 수 없는 학업 중단 상황에 대해  당사자 선택으로 휴학이나 유급 등이 가능하도록 제도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해외에서는 학생의 임신·출산 시 요양 기간 보장...학업유지 선택도 가능
 
유엔 여성차별철폐협약은 당사국에게 여성에 대해 임신 및 수유기 동안의 적절한 영향 섭취 등 임신과 산후기간에 추가적인 돌봄과 주의를 요구하고 있으며, 유엔 경제적, 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서도 당사국에게 임산부에게는 분만 전후 적당한 기간 특별한 보호가 부여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2019년 10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학교에서의 성교육, 임신기간‧출산 지원서비스, 산후조리의 강화와 양육지원의 보장을 통해 청소년 임신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것을 대한민국에 권고한 바 있다.
 
여성이 9개월간의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발생한 여러 신체적인 변화는 분만 후 임신 전의 원래 상태로 돌아오기까지 산후 약 6주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학생이 임신‧출산을 한 경우에도 여성으로서 어린 나이에 임신‧출산으로 인해 감당해야 하는 신체적‧정서적 변화를 회복할 수 있도록 산전 후 요양 기간이 보장돼야 한다.
 
특히, 청소년기의 임신‧출산은 갑작스러운 임신‧출산일 경우가 많고, 학업 지속과 양육 부담 등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큰 혼란과 신체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 산전 후 요양 기간을 보장하여 임신‧출산한 학생에게 안정감을 주고 빠른 회복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인권위에 따르면 미국, 영국 등은 임신‧출산으로 인한 학업 중단 상황을 질병으로 인한 경우와 동일하게 취급해 출석으로 인정하거나 휴학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대만도 2007년 9월부터 학생에게 출산휴가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학생도 56일간의 출산휴가와 2년 이내의 육아휴가를 신청할 수 있다. 출산 및 육아 휴가 기간은 결석 처리하지 않으며 이 기간에 성적은 휴가 후 재시험으로 대체된다. 남학생도 예비 출산휴가, 혹은 육아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국내에선 위탁교육기관을 통해 학력수료 받는 방법뿐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학생이 임신‧출산한 경우 위탁교육기관에서 교육 후 원적학교에서 학력수료를 인정받도록 하는 제도가 있다. 이는 임신으로 인해 학업 중단 위기에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공통 보통교과 및 대안교육교과 프로그램 제공을 통해 학업 중단을 예방하고 출산을 위한 복지서비스 제공하기 위함이다. 현재 17개 시도교육청 모두 임신·출산을 한 학생을 위한 위탁교육기관을 지정하고 있으며, 전국의 위탁교육기관은 총 15개다.
 
인권위에 따르면 위탁교육 인원은 2016년 58명, 2017년 77명, 2018년 65명으로, 정확한 학생 미혼모 수를 산출할 수는 없으나 중 고등학교 학령기의 출산 건수가 2016년 437건, 2017년 379건, 2018년 276건)이라고 볼 때 위탁교육기관을 통해 학업을 지속하는 학생의 비율은 25% 이하다.
 
방학 기간을 이용해 출산 후 학교에 임신 출산 사실을 알리지 않고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이 있을 수 있고, 임신 사실을 알고 나서 스스로 학교를 자퇴하는 등 위탁교육기관에 대한 수요가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나, 위탁교육 인원 현황을 볼 때 위탁교육기관 제도가 활성화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임신·출산한 학생이 위탁교육기관에서의 산전 건강관리와 안전한 분만 및 산후조리 등 복지 서비스를 받길 원치 않을 수도 있다. 학교현장은 형식적인 학업 공간이 아닌 다양한 개인적, 집단적, 사회적 경험을 얻는 곳이기 때문에 위탁기관이 아닌 원 학교에서 학업 등을 지속하길 원하는 학생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위탁교육기관에서 교육받는 것 외에도 산전 후 요양 기간 보장과 학업을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학생의 자발적 선택으로 모성보호와 학습권 보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청소년 관련 전문가는 "미혼모 또는 청소년 산모에 대한 지원은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산모는 분만 후 호르몬의 변화로 공허함과 상실감, 우울감 등 다양한 심리 반응을 보인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의 경우는 특별한 관리가 요구된다"면서 "어린 나이에 갖게 되는 양육에 의한 경제적 부담과 학업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국가 차원의 다양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임신‧출산한 학생에 대한 지원정책은 다양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위탁교육기관을 반드시 선택하지 않고도 원래 학교생활에서도 학업 유지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여 학생의 학업 유지에 관한 선택권을 보장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임신‧출산한 학생의 산전 후 요양 기간의 학업 손실에 대해서는 다양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리걸라인=윤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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