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낙태 헌법불합치] 낙태죄 효력 끝났다..."관련입법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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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헌법불합치] 낙태죄 효력 끝났다..."관련입법 서둘러야"

기사입력 2021.01.0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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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죄.jpg
'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공동행동' 관계자들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낙태죄 없는 2021년 맞이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년 새해부터 낙태죄가 사라졌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4월, 낙태죄 조항을 위헌으로 판단하고 연말까지 법 조항을 개정하라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으나 국회는 법안 개정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정부는 지난 10월 임신 초기인 1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내용의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으나 여성계는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가 낙태죄를 부활시키려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회에는 낙태죄를 완전히 폐지하는 방안(권인숙 의원), 낙태 허용 기준을 24주로 완화한 절충안(박주민 의원) 등 5건의 개정안이 계류되어 있다. 


대체 법률 미비로 낙태에 대한 형사 처벌을 규정한 형법 조항은 구랍 31일부로 효력이 상실됐다.  대체입법 시한도 31일로 마감됐다. 


결국 임신중절수술은 사실상 합법화됐으나, 관련 입법이 전무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시스템이 없는 상황이다. 


여성계는 인공임신중단 약물의 신속한 허용, 임신중지수술의 건강보험 급여화, 안전한 임신 중단을 위한 의료체계와 의료교육체계 개편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시민단체 "안전한 임신중지, 재생산권 보장해야"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모낙폐)은 구랍 31일 국회 앞에서 '처벌의 시대는 끝났다: 낙태죄 없는 2021년 맞이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한 임신 중지와 재생산권이 보장되는 2021년을 맞이하자"고 촉구했다.


모낙폐는 "보다 명확하게 권리를 보장하는 입법적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라면서도 "처벌과 규제의 틀 안에서 안전한 임신중지에 대한 접근성과 성과 재생산 권리를 제약하고 있는 나라가 많은 현실에서 한국은 처벌 없이 새로운 진전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모낙폐는 이어 '새로운 세계를 향한 10대 과제'를 제시하며 유산유도제의 국가필수의약품 지정, 임신중지 관련 의료행위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출생·양육·입양에 대한 법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다.


■의료계, "임신 22주 이후 낙태 안된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등 의료계는  '선별적' 낙태 거부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산부인과학회는 구랍 28일 낙태죄 폐지에 대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여성의 안전을 지키고 무분별한 낙태를 막기 위해 아무조건 없이 임신한 여성의 낙태는 임신 10주(70일: 초음파 검사상 태아 크기로 측정한 임신 일수) 미만에만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법무부가 마련한 개정안에는 임신 14주 이내에선 아무 조건 없이 임신 중지를 허용하고, 임신 15∼24주 이내엔 강간에 의한 임신이나 근친 간 임신 등의 경우에 허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정부안이 알려진 후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아무 조건없는 임신 중지는 임신 14주가 아닌 10주로 당겨야 하고, 임신 22주 미만에 낙태를 원할 경우에는 상담과 숙려 절차를 거치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임신 22주 이후에는 태아가 모체 밖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낙태를 허용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호소문에서도 "전문가 단체의 의견을 반영해 신속히 개정하기를 촉구한다"며 "태아의 생존 가능성이 있는 임신 22주 이후에 잘 자라고 있는 태아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에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태아가 생존 가능성이 있는 시기에 의사가 낙태해 태어난 아기를 죽게 하면 현행법과 판례상 살인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므로 임신 22주부터는 낙태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에 의사의 낙태 거부권을 명시해달라고 요구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낙태 진료에 관한 의사의 거부권은 개인의 양심과 직업윤리 등을 고려하여 반드시 법적으로 보장돼야 한다"며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태아를 사회경제적인 이유로 낙태해달라는 요청을 의사가 양심과 직업윤리에 따라 거부하는 것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므로 정부와 입법부는 의사의 낙태 거부권이 명시된 낙태법을 조속히 만들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진보당 "형법상 낙태죄 끝났다...이제는 안전한 임신중지 논의해야"


진보당은 구랍 31일 "2020년 12월 31일 이후부터 형법상 '낙태죄'는 폐지된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4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대체입법이 마련되지 않은 채 입법 시한인 2020년 12월 31일을 맞이하게 되었다"며 "따라서 형법 269조 '부녀가 약물 등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이 바로 내일부터 효력을 잃게 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어 "이는 1953년 형법이 제정되면서 임신중단이 범죄가 된 후, 66년간 낙태죄 폐지 투쟁을 만들어왔던 수많은 이들의 성과"라고 덧붙였다. 


진보당 인권위원회는 특히 " '낙태죄'의 진정한 폐지를 위해 안전한 임신중지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당은 " 형법상 낙태죄는 오늘로 사라지게 되었지만 아직 유산유도제 도입, 건강보험 급여화, 공신력 있는 정보제공 등 임신중지를 공적 영역으로 재편하기 위한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임신중지에 대한 공적체계 마련이 '낙태'를 '죄'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인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에 그 중요성은 더욱 크다"고 주장했다. 


진보당은 "국가인권위는 공개 결정문에서 '국가는 낙태한 여성을 형사 처벌하는 방식으로 낙태를 줄일 게 아니라 원치 않는 임신을 예방하고 임신한 여성이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조건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밝힌 만큼 이제 국가는 낙태죄 존폐에 대한 지지부진한 논의를 넘어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건강권, 재생산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보당은 "다시 한 번 '낙태죄' 폐지를 환영하며 안전한 임신중지와 재생산권이 보장되는 그 날까지 진보당 인권위원회도 언제나 연대의 길에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걸라인 최아록 기자 charo@legal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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