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평석] 영장주의의 예외는 엄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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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석] 영장주의의 예외는 엄격해야

기사입력 2019.05.30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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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이미지 .jpg

헌법 제12조 제3항은 영장주의를 규정하고 있다. 이는 적법절차원칙에서 도출되는 원리로서, 형사절차와 관련해 체포·구속·압수·수색의 강제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사법권독립에 의해 신분이 보장되는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원칙이다.
 
한편, 형소법 제216조 제1항은 영장에 의한 체포(제200조의2), 긴급체포(제200조의3), 구속(제201조), 현행범인의 체포(제212조)의 경우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 내에서 피의자 수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영장주의의 예외’를 인정한다.
 
그렇다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피의자가 있을 개연성이 높은 건물이라면 피의자 체포를 위해 별도의 압수수색영장 없이 함부로 들어가도 될까.
 
즉, ‘영장주의의 예외’와 관련해,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수사기관이 별도의 압수수색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에서 피의자를 수색하는 행위를 제한 없이 정당한 공무집행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가 이와 관련해 영장주의에 대한 중요한 결정을 내렸는데, 이를 살펴보자.

1. 사건의 개요
 
전국철도노동조합은 위원장 등 집행부의 주도로 대정부 파업을 진행했다. 이에 한국철도공사는 철도노조 집행부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체포대상자들이 경향신문사 건물 내에 있는 민주노총 사무실에 있을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건물 1층 로비 출입구와 민주노총 사무실 출입문을 부수고 수색했으나, 이들을 발견하지 못했다.
A는 위와 같은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피의자 수색 과정에서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에 관한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 이에 항소심 계속 중 위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피의자 수색의 근거가 된 형소법 제216조 제1항 제1호 중 제200조의2에 관한 부분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2. 헌법재판소의 판단 (헌재 2018. 4. 26. 2015헌바370 등)
 
헌법 제12조 제3항과는 달리, 헌법 제16조 후문은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영장주의에 대한 예외를 명문화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헌법 제12조 제3항과 헌법 제16조의 관계, 주거 공간에 대한 긴급한 압수·수색의 필요성, 주거의 자유와 관련하여 영장주의를 선언하고 있는 헌법 제16조의 취지 등을 종합하면,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에 대해서도 그 예외를 인정하되, 이는 ① 그 장소에 범죄혐의 등을 입증할 자료나 피의자가 존재할 개연성이 소명되고, ② 사전에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심판대상조항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체포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 내에서 피의자 수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앞서 본 바와 같이 별도로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구별하지 아니하고 피의자가 소재할 개연성만 소명되면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을 수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타인의 주거 등에 소재할 개연성은 소명되나, 수색에 앞서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영장 없이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므로,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 예외 요건을 벗어나는 것으로서 영장주의에 위반된다.
 
3. 헌법재판소 결정의 의의
 
헌법 제16조의 주거의 자유는 영장주의의 예외를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헌재는 해석을 통해 영장주의의 예외를 인정했다. 이에 따라 형소법 제216조 제1항 제1호 중 영장에 의한 체포(제200조의2) 부분에 대해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 로스쿨 이상원 교수는 “그동안 체포구속에 수반한 압수수색에 대해 다수의 학자들은 부수처분설이 아닌 긴급행위설을 지지해 왔고, 대상결정은 긴급행위설의 입장을 전제로 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헌재는 해당조항의 위헌성이 근본적으로 헌법 제16조에서 영장주의의 예외를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은 것에서 비롯되었음을 지적했다. 즉, 현행범인 체포, 긴급체포, 일정 요건 하에서의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의 경우에 영장주의의 예외를 명시하는 것으로 위 헌법조항이 개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 것이다,
 
영장주의는 헌법적 요청이다. 이런 영장주의의 예외는 예외다워야 한다. 즉,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영장주의 원칙의 취지가 몰각되지 않도록, 예외규정은 엄격하게 규정되어야 한다. 앞으로의 개헌 및 입법 과정에서 국회가 이런 영장주의의 정신을 잘 구현해 줄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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