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재판합의과정은 비공개가 원칙, 법정서 증언 못해…사법행정권 남용 재판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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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합의과정은 비공개가 원칙, 법정서 증언 못해…사법행정권 남용 재판 파장”

김시철 고법부장 문제제기… 재판부 독립 보장 법원조직법, 합의 관련된 정보 비공개 규정
기사입력 2019.06.0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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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의 합의 과정을 법정에서 증언하는 것은 위법적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견해를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최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 사건 재판과 관련해 증인으로 소환통보를 받은 한 판사가 “합의를 증언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데 이어서 현직 부장판사가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8일 법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헌법연구회 소속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법관들은 지난 1일 이메일 한통을 받았다. 


그림-김시철부장판사.jpg

김시철(사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박형순)의 ‘재판 합의는 공개할 수 없다’는 최근 판결을 거론한 이메일이다. 해당 행정법원 판결은 원고 측이 항소를 하지 않아 지난달 확정됐다. 김 부장판사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한다고 규정한 헌법 제103조와, 심판의 합의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법원조직법 제65조의 상호관계 등에 관해 제게 문의하는 경우가 있어 (대신) 관련 판시 내용이 담긴 행정법원 판결을 게시하겠다”고 설명했다. 


해당 판결은 공갈 유죄로 징역 1년 6월형을 확정받은 A 씨가 대법원 재판연구관의 심리의견서 등을 공개해달라며 제기한 청구를 기각한 판결이다. 당시 법원은 “대법원 재판연구관 심리의견서 등은 법원조직법 65조에 따라 공개되지 않는 정보에 해당한다”면서 “법원조직법은 합의에 관련된 일체의 정보에 대해 예외 없이 비공개를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는 어떤 재판의 결론이나 재판부가 결정하는 소송 진행에 관한 사항이 그 최종 판단 이전에 공표됨으로써 공표 내용이 최종 결론과 다를 때 나타날 수 있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합의를 둘러싼 내외부로부터의 부당한 공격을 막아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와 법관 개개인의 독립을 두텁게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이메일은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으로 대대적 검찰 수사를 받은 법원 상황과 맞물려 법원 내외부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법관들 사이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논리인데, 지난해 검찰에 소환돼 검찰 조사실에서 재판 합의 과정을 진술했을 때부터 첫 단추가 잘못 꿰졌던 것”이라는 동조가 퍼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부장판사는 “판사가 합의 과정을 비공개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며 “예외를 두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판사들이 검찰 수사에 불려가 재판 합의 과정을 줄줄이 이야기한 것부터가 잘못”이라고 밝혔다.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에서 벌어진 위법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판사는 “판결이 나오기까지의 순수한 논의 과정을 밝히는 것과 판사들이 윗선의 부당한 지시를 받아 재판에 개입했는지를 밝히는 것은 결이 다르다”며 “법관의 독립이라는 당초 법의 취지에 오히려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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